여행스케치

[파주여행] 화석정

실을1 2020. 9. 10. 06:48

 

 

화석정

 

임진강 물이 굽어 흘러가는 곳에 세워진 화석정은

고려 말의 유학자인 길재가 조선이 개국하자 벼슬을 버리고 향리에 돌아와 후학을 양성하던 곳이었는데

사후 그를 추모하여 서원을 세웠다고 한다.

그 후 폐허가 되었다가 율곡 이이의 5대조인 이명신이 정자를 세웠다

율곡 선생은 평소 정자에 제자들과 함께 기둥과 서까래 등에 들기름을 반질반질하게 먹여 두었다고 하는데,

훗날 임진왜란(선조 25년, 1592년)이 일어나 선조가 의주로 파천할 당시

밤에 억수같은 폭포속에서 강을 건널 때 이항복이 화석정에 불을 질러 무사히 배가 강을 건넜다고 전한다.

율곡선생은 국사의 여가가 날 때마다 이곳을 찾았고 관직을 물러난 후에는

여생을 이 곳에서 제자들과 함께 보내면서 시와 학문을 논하였다고 한다.

 

현재의 화석정은 1966년 파주 유림들이 성금을 모아 복원했다

건물의 정면 중앙에는 박정희 전대통령이 쓴 '花石亭' 현판이 걸려 있으며,

내부 뒷면에는 율곡선생이 8세때 화석정에서 지었다는 (八歲賦詩)가 걸려있다.

 

 

 

 

八歲賦詩

 

林亭秋已晩 騷客意無窮(숲속 정자에 가을이 이미 깊으니 시인의 생각이 한이 없어라)

遠水連天碧 霜楓向日紅(먼 물은 하늘에 닿아 푸르고 서리 맞은 단풍은 햇빛 받아 붉구나)

山吐孤輪月 江含萬里風(산은 외로운 달을 토해내고 강은 만리 바람을 머금는다)

塞鴻何處去 聲斷暮雲中(변방 기러기는 어디로 가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