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북정맥 구간종주 요령/산행/등산지도]
분단의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한북정맥 (월간 산 발췌) 종주산행
- [남한땅 7정맥 ⑤한북정맥ㅣ구간종주 요령]
- 분단의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한북정맥
-
- 글·권태화 인터넷 카페 ‘홀데모’, ‘홀로산행’ 회원, 다음카페 ‘산경표 따르기’ 운영
-
- 6개 구간으로 나눠 종주, 도상거리 약 148.1km
-
- 우리나라가 일제의 침략을 받지 않았더라면 우리의 산줄기는 현재 과연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우리나라가 남북으로 분단되지 않았더라면 우리는 우리의 산줄기를 어떻게 답사하고 있을까? 산경표에서 제시한 13정맥 중 이런 질문들에 대한 올곧은 답을 주는 정맥이 하나 있다. 남한과 북한에 걸쳐있는 유일한 정맥인 한북정맥은 일제강점기 시절에 빼앗긴 우리 산줄기 이름에 대한 아픔과 남북 분단으로 인해 되찾지 못한 우리 산줄기 이름에 대한 아쉬움을 지금도 허리가 끊긴 채 묵묵히 우리의 품에 돌아올 그날만을 기다리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온전하게 우리의 산줄기를 표상해 온 산경표의 1대간, 1정간, 13정맥은 1902년 고토 분지로가 조선 땅에 들어와 지질구조선을 근간으로 태백산맥 등 40여 개의 산맥을 임의로 만들면서 우리의 지도에서 사라졌으며 광복 후 우리의 산줄기를 찾을 수 있었던 기회를 우리의 게으름과 무능으로 놓치고 말았다. 그 바람에 지금과 같이 산맥이라는 지질구조선을 멋모르는 우리들이 배웠고, 지금도 우리의 아이들이 배우고 있는 지리 교과서에 어엿하게 주인으로 자리 잡고 있는 이 통탄스러운 지경에 이르게 된 것이다.
두 번의 기회를 놓친 한이 서린 산경표는 한북정맥을 식개산부터 장명산까지로 표기해 놓았고, 정맥꾼들은 이 산경표에 의거해 남한에서 민간인이 접근할 수 있는 최북단인 수피령부터 시작해 종착점인 장명산까지의 도상거리 약 161.6km를 ‘한북정맥 종주’라는 이름으로 진행하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는 대간이나 정맥이 10대강이나 바다에서 그 맥을 다해야 한다는 대원칙에 위배되는 바, 박성태 선생은 신산경표에서 이를 지적, 수정해 한북정맥의 경우 정맥상의 한강봉을 지난 산줄기가 양주시 장흥면과 백석읍의 경계인 꾀꼬리봉(425m) 부근에서 그 정맥 마루금이 울대고개로 향한 것을 서진시켜 말머리고개를 지나 개명산(560m), 됫박고개, 월롱산(229m), 보현산을 지나 오두산(110m)에 이르는 약 221.3km의 구간이 우리나라 산줄기 체계에 더 합당하다고 하면서 이를 원산경표 상의 한북정맥(도상거리 약 234.8km)과 구별하기 위해 신한북정맥이라 명명했다.
이번 호에서는 남한 쪽의 신한북정맥 도상거리 약 148.1km를 6구간으로 나누어 진행하기로 한다. 한편 이 한북정맥은 북으로는 임진강이, 남으로는 북한강의 울타리가 되므로 그 위세에 걸맞게 거느린 줄기도 많아 우리는 이 줄기를 거니는 동안 많은 지맥들과 그 지맥에 속한 명산들을 즐기는 기쁨을 만끽할 수 있다. 우선 대표적인 산줄기들로는 애초에 우리에게 잘 알려진 화악, 명지, 천마, 수락, 명성, 감악, 왕방, 오두-신산경표에 의할 경우 도봉지맥- 등 소위 한북8지맥을 위시해 최근에 널리 알려진 왕재, 보개, 적근, 대득 4개 지맥을 더해 12개 지맥을 맛볼 수 있는 즐거움도 있다. 그러나 분단의 아픔과 군사시설로 인한 진행의 어려움, 무차별 개발로 인한 산줄기 훼손은 정맥꾼의 마음을 두고두고 아쉽게 만든다.
제1구간 수피령~광덕고개, 약 19.6km
한북정맥의 첫 구간은 아무래도 3개의 소구간으로 나누어 인식하는 게 옳을 것 같다. 그렇게 구분할 경우 첫 번째는 김시습의 전설이 깃든 복계산 구간으로 복계산 삼거리에서 1082봉까지, 두 번째는 1082봉부터 하호현까지의 복주산 소구간, 세 번째는 하호현부터 광덕고개까지의 광덕산 소구간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렇게 정맥의 구간을 세분하는 이유는 주된 봉우리와 그 봉우리 주변의 산군(山群)들을 아울러 인식함으로써 좀 더 효율적인 산행을 이어가기 위함이다. 즉 단산(單山) 산행이 아닌 마루금 산행을 하는 정맥꾼으로서는 맹목적으로 답사를 위한 산행보다는 주변 산군(山群)을 자신이 걷고 있는 마루금에서 살펴봄으로써 정맥을 마친 후, 다음 산줄기 산행에 대한 계획을 세울 수 있음은 물론 그것들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힘으로써 우리 산하에 대한 사랑의 깊이를 더 할 수 있을 것이다.
중간 탈출로는 실내고개와 하호현을 이용할 수 있으며, 식수보충은 광덕산의 기상관측소지만 1구간 마무리 지점과 너무 가까이 있는 것이 흠이며 비박장소는 정리된 헬기장이 많아 어려움이 없다.
첫 구간은 수피령 바로 아래 위치한 대성산 전적비에서 시작된다. 정맥길은 강원도 화천군과 철원군의 군계가 되며 이 군계는 광덕산에 이를 때까지 계속된다. 전적비에서 북쪽 고개 쪽으로 오르면 바로 수피령 교통 표지판이 나오고 그 고개에서 좌측의 너른 도로를 따라 들어가면 선답자의 표지띠가 날리고 있다. 헬기장을 오르다 뒤를 돌아보면 대성산이 눈에 들어오고 이내 군사용 비상도로가 나오며 절개지를 치고 올라가면 군용 삐삐선이 등로를 따라오게 된다.
이 루트를 따르면서 잠시 군대시절의 추억을 떠올리다보면 복계산 삼거리에 도착하게 된다. 여기서 우회전해 1008봉을 넘어 20분 정도 진행하면 매월당 김시습의 전설이 깃든 복계산(800m)이 나오게 되는데, 제1 소구간에서는 가능하면 40분 정도를 더 투자함으로써 복계산까지 진행하는 것이 좋다. 대성산은 물론 적근산과 북한 쪽의 오성산까지 조망하면서 철원평야 좌측으로 왕재지맥과 보개지맥이 흐르는 모습을 감상하기 위해서라도 다녀오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맥 마루금은 여기서 우회전해 암봉인 촛대봉(1,010m)을 지나게 된다. 이내 새마포산악회에서 930m라고 표기해 놓은 봉을 지나면 곧 폐헬기봉이 나오고 943봉에서 4등급 삼각점(갈말422)을 확인하고 우측으로는 금학산과 지장봉 등 보개지맥이 한눈에 들어옴을 본다. 뒤로는 복계산과 대성산이 아쉬움을 더하게 하고, 계속되는 벙커와 개인용 호를 보면서 이곳이 군사지역임을 실감하게 된다. 천막으로 만든 창고를 지나 892고지를 지나면 우측으로 가까이 잠곡저수지와 신술현이 보이면서 상해봉과 광덕산이 보이기 시작한다.
953.6봉의 헬기장을 지나 좌회전하면 곧 육군 제15사단 헌병대장의 경고팻말이 있는 비상도로를 지나 바로 벙커가 있는 1082봉에서 사방을 조망할 수 있다. 겨울철에 날씨만 허락된다면 설악산까지 볼 수 있는 곳이다. 그 설악을 조망하기 전에 좌측으로는 대성산으로 올라가는 군비상도로가 보이며, 우측으로는 만산 그리고 좀 더 우측으로 눈을 돌리면 백적산과 성산 그리고 더 우측으로는 장군산, 두류산, 창안산 등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줄기는 조금 전 보았던 도로에서 실내고개를 거쳐 마치 삼지창의 창끝같이 갈라진 줄기로서 최장줄기인 성산까지는 도상거리 약 24km의 긴 줄기가 되는 곳이다. 중요한 포인트인 실내고개만큼은 꼭 기억하도록 하자. 따라서 이 첫 번째 복계산 소구간은 사실 이 1082봉에서 두류산(가장 유명한 산이므로)을 중심으로 한 이 세 줄기를 감상하는 것이 키포인트라 하겠다.
1082봉을 내려서면 헬기장을 지나 천막으로 만든 군창고를 또 하나 만나게 되고 복주산이라는 군안내판을 지나자마자 헬기장이 나오는데 여기가 복주산(1,151.9m)이다. 이곳에 2등급 삼각점(갈말23)이 박혀 있지만 정상석은 로프도 타면서 10분 정도 더 진행해야 1,152m라고 표기된 곳에서 만날 수 있다. 하지만 국토지리정보원 지도에 표기된 복주산이나 기타 등산지도에 표기된 복주산도 조금 전 지나온 헬기장과 삼각점이 있는 봉우리임은 두말 할 나위 없다. 다시 헬기장을 지나 폐타이어로 만든 계단을 지나면 우측으로 잠곡저수지가 보이면서 이내 하호현이다.
하호현 아래 터널이 만들어지기 전의 구도로를 벗어나 다시 산길로 접어들면 헬기장이 있는 봉우리 두 개 정도를 지나게 되는데 두 번째 헬기장에서 4등급 삼각점(갈말426)을 볼 수 있는데 이곳이 소위 회목봉(1,027.2m)이라 불리는 곳으로 이제부터 광덕산의 탁구공 같은 기상관측소가 손에 잡힐 듯 가까워지며 우측으로는 상해봉의 봉우리 두 개가 마치 구름에 떠 있는 것 같이 클로즈업되면서 이내 회목현이다.
임도를 따라 진행하면 우측으로 군삼각점이 있는 너른 곳이 보이고 그 뒤로 보이는 봉우리가 상해봉이다. 그 봉우리를 넘으면 신술현을 지나 산해단맥이 계속 이어지지만 정맥 마루금은 여기서 좌회전해 광덕산기상관측소를 지나게 되며 관측소에서 물 보충도 가능하다. 연두색 철책을 지나면 바로 정상석이 있는 광덕산이며 여기서 ‘우틀’(우측으로 방향을 틀면의 줄임말)하면 자등현을 지나 억새로 유명한 명성산에 이어 사향산, 보장산을 거쳐 영평천으로 잠기는 도상거리 약 52.3km의 명성지맥이 된다.
이 명성지맥은 자등현을 지나 각흘봉에 이르기 전 우측으로 줄기를 하나 더 내는데, 이 줄기가 대득봉을 지나 김화 남대천에 이르는 약 32.2km의 대득지맥이다. 따라서 이 세 번째 소구간의 주봉인 광덕산에서는 조망되지 않지만 이미 지나온 소구간에서 조망한 명성지맥과 대득지맥을 인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겠다.
한편 이 광덕산에 이르러 경기도 포천시를 만나게 되면서 이제부터는 경기도와 강원도의 도계를 따라 진행하게 된다. 광덕산에서 직진하는 마루금은 광덕고개 이정표를 따라 진행하다 광덕고개로 내려서기 전 663.4봉에서 4등급 삼각점(갈말427)을 보고는 바로 광덕고개로 떨어지면서 1구간을 마무리한다.
제2구간 광덕고개~387번 지방도, 28.7km
이제 군사지역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 민간인들도 많이 찾는 경기도의 명산들이 즐비하게 전개된다. 그런 만큼 등로도 좋아지며 계속하여 정맥길에서 갈라지는 지맥들을 눈여겨보면서 마루금을 진행하는 도중, 그 줄기들을 찾고 그 지맥 줄기 위에 있는 고봉들과 지맥들의 주봉들을 찾아보는 즐거움도 이번 구간에서 만끽할 수 있다.
따라서 이 구간도 화악지맥이 갈리는 도마치 구간, 명지지맥이 갈리는 귀목삼거리 구간, 그리고 청계산 구간으로 나누어 정리해 보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탈출로는 도성고개가 그런대로 제일 가까우며 오뚜기령과 길마고개는 도로가 너무 멀어 권하고 싶지 않다. 야영은 어디서나 가능하며 식수 보충은 도성고개에서 좌, 우측 어디로나 조금만 내려가면 계곡이 나오므로 이곳을 이용하면 된다.
광덕고개에 있는 상가지구 안으로 들어가 철계단을 오르면서 한북정맥 2구간은 시작된다. 참호와 교통로 몇 개를 지나다보면 좌측으로 무학봉이 나뭇가지 사이로 보인다. 폐타이어를 이용한 계단을 오르며 계속 고도를 높이다 보면 어느새 백운산(903.1m)이다. 여기서 2등급 삼각점(갈말27)을 확인하면서 정상석 뒤에 새겨진 양사언의 ‘증금옹’이라는 시에서 백아절현(伯牙絶絃)과 지음(知音)이라는 고사성어에 얽힌 이야기도 알아본다.
883.6봉을 오르기 전 우측 숯가마골로 빠지는 길에 유의하며 921봉에서 삼각봉이라는 정상석을 보면서 진행하면 헬기장이 나오며 도마치봉(948.8m)이라는 정상석이 나온다. 정상석에는 925.1m, 어떤 지도에는 955m, 948.9m, 937m 등 정신없이 나오는데 어쨌든 국토지리정보원 지도에 나오는 대로 948.8m로 보아야 할 것이다. 뒤를 돌아보면 백운산 뒤로 광덕산의 원형기구도 이제는 조그만 탁구공으로밖에 보이질 않는다.
여기서 우회전하면 흥룡봉으로 진행하는 암봉 줄기가 시선을 끄는데 꾹 참고 직진해 식용으로 음용 가능한 샘터를 지나 헬기장이 있는 883.3봉에서 도마봉 정상석을 보면서 마루금을 따라 직진하게 된다. 여기서 마루금은 경기도 가평군을 만나게 되고 정맥길은 가평군과 포천시의 군계를 따라 걷게 되면서 온전하게 경기도 안으로 들어오게 된다.
한편 이 봉에서 좌회전하는 줄기는 도마치가 있는 75번 도로를 지나 경기도 최고봉인 화악산과 그 유명한 몽가북계, 보납산을 지나 가평천으로 잠기는 약 45.3km의 화악지맥이 된다. 화악산 좌측으로 이칠봉이 조망되며 그 좌측으로는 두류산, 창안산 줄기도 희미하게 볼 수 있다. 이제부터 시작되는 마루금은 억새가 풍부하게 자라고 있어 가을에는 운치 있는 길이 되기도 할 것이지만, 한편으로는 진행하는 데 장애가 될 수도 있다. 우측으로는 가리산이 동떨어져 있는 봉우리답게 눈길을 사로잡으며 827.8봉에서 4등급 삼각점(갈말465)을 보면서 지나면 이내 신로봉(981.1m)이다. 우측의 가리산과 850봉으로 이어지는 암봉에서 눈을 떼기가 어렵다.
국망봉자연휴양림으로 가는 길을 지나 돌풍봉(996.6m)과 땅벌봉(1,111.3m)을 지나면 2등급 삼각점(갈말26)이 박혀 있는 한북정맥 최고봉인 국망봉(1167.3m)에 오른다. 헬기장이 있는 이곳에서는 화악산뿐만이 아니라 명지산, 운악산, 명성산, 광덕산 등 주위의 산군들을 다 조망할 수 있다.
국망봉을 내려와 적목리 3거리를 지나면 견치봉 정상석을 만나고 잡목 숲을 잠시 지나면 헬기장이 있는 민둥산을 지나게 된다. 방화선으로 되어 있는 명백한 등로를 지나면 가평 적목리나 포천 연곡리로 빠질 수 있는 4거리인 도성고개다. 좌우측 어느 계곡에서나 쉽게 물을 구할 수 있으며 전나무 숲을 지나 너른 등로를 잠시 숨 가쁘게 오르면 백호봉(815m)이라는 팻말을 지나게 된다. 이내 3등급 삼각점(일동304)과 정상석이 있는 강씨봉에 오른다.
헬기장을 지나 한나무골 삼거리를 지나면 우측으로 필로스CC와 일동시내가 보이며 4등급 삼각점(일동411)과 119안내판에 매직펜으로 ‘한나무봉(768.1m)’이라 표기된 768봉을 넘는다. 이곳을 통과하면 곧바로 ‘오뚜기령’이라는 군표지석이 서 있는 오뚜기고개를 지난다. 여기서 우측으로는 4WD차량도 운행이 가능한 도로이지만 실거리가 4.7km에 1시간 정도 소요되는 거리이므로 긴급할 때 이외에는 탈출로로 권하기가 어렵다.
오뚜기령을 지나자마자 ‘생태보전지역’이라는 팻말이 걸린 귀목3거리가 나오는데 여기서 좌회전하면 귀목봉을 지나 명지산, 연인산, 대금산, 주발봉, 호명산을 지나 조종천으로 떨어지는 도상거리 약 42.1km의 명지지맥이 된다. 마루금은 직진해 나무계단으로 내려가게 되고 823봉을 지나자마자 3등급 삼각점(일동303)과 정상석이 있는 청계산(849m)을 지난다. 청계저수지 갈림길을 두 군데 지나면 길마봉을 지나 예전에는 군사비상도로였지만 지금은 387번 지방도로인 포장도로로 내려서면서 2구간 산행을 마무리하게 된다.
제3구간 387번 도로~큰넉고개, 약 21.7km
이번 3구간은 한북정맥에서는 가장 아름답다고 할 수 있는 운악산을 지나는 구간으로 여기서 지나온 명지지맥과 화악지맥 그리고 이번에 갈라지는 천마지맥을 감상할 수 있으며 채석장들이 나타나면서 예로부터 ‘포천석’이 가지는 의의도 느껴볼 수 있는 구간이다.
이 구간도 운악산 구간과 수원산 구간으로 나누어 보면 명지지맥과 천마지맥 그리고 천주단맥을 효율적으로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387번 도로에서 절개지를 가로질러 원통산으로 오르는 길은 의외로 가파르다. 하지만 일단 능선에 오르면 등로는 넓고 편하게 이어진다. 이내 정상석과 3등급 삼각점(일동302)이 있는 원통산(566.2m)이 나오고 정상석 옆에는 나무로 만든 정상목도 붙어 있다.
원통산을 넘어 532.5봉을 지나면 예전에는 가평군 하면과 포천시 화현면을 이어주던 노채고개를 지나게 되는데 지금은 주민들이 거의 이용하지 않는 길이 되었다. 산꾼들에게는 이 고개보다 이 제3구간의 출발점인 387번 도로 상의 고개를 오히려 노채고개라고 인식하는 경향이 짙어져 가고 있다. 따라서 예전에는 운악산 구간이라고 하면 이 노채고개부터 시작했으나 지금은 387번 도로의 고개부터 운악산 구간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한편 이 구간도 지난 구간과 마찬가지로 가평군에서 세운 것과 포천시가 세운 이정표가 혼재하는데 정맥꾼들은 방향만 신뢰하고 구간 거리에는 신경 쓰지 않는 것이 바람직스러울 정도로 제 각각이며 실제거리와 맞지도 않다.
서서히 바위군이 눈에 보일 즈음 우측으로 덕정고개를 지나 금주산으로 이어지는 금주단맥길을 확인한 다음-필자의 표지띠만 하산하는 희미한 길 방향으로 붙어 있음-암릉 구간은 자일이나 전문등산가가 아니면 진행하기 어려우므로 표지띠들이 여러 장 붙어 있는 우측 계곡으로 진행하면 ‘등산로 폐쇄’ 표시판을 보고 옆에 고 김영규씨의 추모석을 지나게 된다.
운악사 갈림길을 지나 궁예성터를 확인하면 드디어 운악산 서봉(934.7m)이며 이곳에서 우측으로 30여 m 가면 망경대가 보이고 이곳에서 정맥 서쪽 방향은 다 조망이 된다. 사실 산 하나만 놓고 보자면 한북정맥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곳이 아마도 운악산일 것이다. 북동쪽으로는 지나온 한북정맥이, 동쪽으로는 명지지맥과 화악지맥이, 북서쪽으로는 명성지맥 그리고 서쪽으로는 천주단맥을 놓고 진행하게 되는데, 이 모든 줄기를 서봉과 동봉에서 다 조망할 수 있으니 이런 천혜의 조건을 갖춘 곳이 그리 많지 않을 것 같다.
동봉으로 움직이면 1등급 대삼각점(일동11)과 정상석을 보고 암벽코스를 좌로 두고 진행하면 바로 절고개로 떨어진다. 여기서 직진하면 철암재를 지나면서 좌측으로는 채석장이 눈에 들어온다. 정면으로 아기봉과 백호봉을 조망하면서 삼거리에서 우회전해 급경사를 따라 내려가면서 이정표의 47번 도로를 따르면 군부대 철조망을 좌측으로 두고 진행하게 된다. 그리고 이내 47번 도로를 만나게 되는데 좌회전해서 부대 정문 앞까지 진행한 다음 우회전해 교각 아래 도로를 지나 다시 우회전해 도로가 끝나는 곳까지 따라가면, 그 막다른 곳이 아까 지나온 길 건너의 부대 철조망과 일직선이 되는 마루금임을 느낄 수 있다.
좌회전해 마지막 민가를 지나면 4등급 삼각점(일동443)이 있는 아치산(명덕봉) 앞에서 좌회전해 부대 철조망을 좌측에 두고 1시간 정도 진행하면 명덕삼거리가 나온다.
여기서 바로 정면의 낮은 축대를 치고 올라가는데 반면 좌측으로도 표지띠가 걸려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바, 바로 이 지점이 개주산을 지나 주금산, 천마산, 갑산, 예봉산을 지나 한강으로 떨어지는 도상거리 약 50.6km의 천마지맥 분기점이 되는 곳이다.
개사육장을 지나 정상으로 오르면 정상(705.1m)은 부대가 점거하고 있는 관계로 그냥 좌측으로 진행을 하기 십상이나 여기서 잠시 우측으로 40m 정도 떨어져 있는 헬기장에서 3등급 삼각점(일동312, 701.2m)을 확인하고 도면상으로는 실제 수원산은 여기서 300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다는 것도 인식하고 갈 필요가 있다. 또한 이 방향, 즉 수원산에서 북쪽으로 진행하는 줄기가 천주단맥이라는 점도 알아두자.
다시 돌아가서 잡목만 가득한 폐헬기장을 지나 583.4봉에서 4등급 삼각점(포천475)을 확인하고 낙엽송 숲을 지나 #58 철탑도 지나 우회전하듯이 진행하다 보면 정상석과 정상목이 있는, 우리나라 산 중에서 가장 많이 있는 이름의 국사봉(545.9m)이 나오고 여기서 3등급 삼각점(포천320)을 확인한다. 잠시 후 좌측으로 철조망이 나오면서 돌을 캐는 시끄러운 착암기 소리를 멀리하며 걸으면 바로 육사생도기념비가 나오고 공장지대를 통과하면서 아스팔트 포장도로를 나와 87번 도로로 나오면서 구간을 마치게 된다.
제4구간 큰넉고개~샘내고개, 24.7km
이 구간은 죽엽산 부근의 군부대와 산림자원보호구역이 발걸음을 더디게 하며 축석령을 지나서는 마루금의 고도가 낮은 만큼 그에 비례해 개발의 난맥상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지역으로 골프장과 무분별한 택지개발, 소규모 공장들의 난립, 철로와 전철 재설치 등으로 마루금의 파괴현장을 직접 목도할 수 있는 가슴 아픈 개발의 현장을 지나게 된다.
87번 도로의 고개에는 횡단보도가 없으므로 사거리에 있는 횡단보도를 이용해 반대편 주유소 방향으로 진행하면 주유소 바로 옆에 들머리가 있다. 무덤 몇 기를 지나 15분 정도 진행하면 갑자기 주택이 나오고 작은 고개를 지나게 되는데 여기가 작은넉고개이다. 죽엽산터널의 차량 지나는 소리를 들으면 254.7봉의 4등급 삼각점(포천469)을 보게 되고 토치카 세 개 정도를 지나면 산림생산기술연구소장 명의의 출입금지 안내판을 만나게 된다. 줄을 넘어서면 국립건설연구소에서 만든 삼각점을 지나게 되고 폐헬기장을 지나면 곧 이번 구간의 최고봉인 죽엽산(615.8m)을 만나 우회전해 진행하게 된다.
조심스럽게 절개지를 뛰어내려 임도에서 직진해 내려가면 #34 철탑을 지나 직진하는 길을 버리고 우측의 묘지 방향으로 우회전해야 함에 주의해야 한다. 묘지와 소로를 건너자마자 마을버스가 다니는 383번 도로가 나온다. 여기가 비득재인데 식사와 식수를 보충할 수 있다.
홍익농장 안내판을 지나면 고모산성 안내판이 있는 속칭 노고산(385.9m)이 나오고 나무터널을 지나 로프를 타고 진행하면 쉼터를 지나 천도교묘지를 지나게 된다. 부대가 마루금을 점령하고 있어 초소를 지나면서 부대 철조망을 우측으로 두고 진행하면 부대 후문을 지나 98번 도로가 나오고 여기서 삐노꼴레 등 몇몇 식당을 만나게 되며 식사도 할 수 있고 물보충도 가능하다.
삐노꼴레 식당에서 축석령 방향으로 좌측으로 올라가는 길이 보이고, 그 길에 올라서자마자 바로 철조망을 만나게 되며 너른 길을 따라 15분 정도 걸으면 삼거리가 나온다. 마루금은 직진인데 여기서 좌회전하는 길이 국립수목원 뒷산인 용암산을 지나 수락산, 불암산, 용마산, 아차산을 거쳐 한강으로 떨어지는 도상거리 약 37.4km의 수락지맥이 된다.
직진해 찻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며 43번 도로를 동물이동통로를 통해 건너면 숲길로 들어서게 되고 이내 도로로 떨어지면서 3번국도 상의 축석령이 나오고 횡단보도를 통해 도로를 건넌다. 여기서도 식사와 물보충이 가능하며 진행은 축석교회 마당을 통과해 우측의 어하고개를 따르면 이내 탑고개 삼거리가 나오고 여기서 정맥길은 좌회전한다.
한편 이 탑고개 3거리에서 우회전하면 칠봉산, 해룡산, 왕방산, 개미산을 지나 영평천으로 떨어지는 약 37.7km의 왕방지맥이 되는 바, 이 왕방지맥의 국사봉에서는 소요단맥이 갈리게 되고 칠봉산, 해룡산, 왕방산, 국사봉 등은 마차산, 소요산 등으로 연결되는 소위 동두천 6산과 연계해 산행하는 멋진 구간의 일부라는 것도 알아두자. 또한 위 마차산은 다음 구간 정도에서 만나게 되는 감악지맥의 끄트머리에 있는 주요 봉이라는 점도 인식하는 게, 우리나라의 모든 산들은 하나의 줄기로서 다 연결되어 있다는 진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탑고개 삼거리에서 좌회전하자마자 바로 3등급 삼각점(포천317)이 있는 285.7봉이 나오며 고구려시대의 보루 안내판들을 보면서 걸으면 백석이고개를 지나게 된다. 이제부터는 군시설로 마루금이 파괴된 현장을 목도하는 데에서 무차별 난개발로 마루금이 없어진 개발의 현장을 직접 체험하는 것으로 바뀌게 된다.
그 첫 경험은 골프장인데 문제의 레이크우드CC를 통과해야 하는 바, 당시 마루금의 진입을 차단하는 철조망이 엉성하게 설치되어 있어 필자는 그 철조망을 넘어 클럽 안으로 진행해 직원들의 제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정교하게 보수했지만 그 타협책으로 철조망에서 조금 더 진행하면 우측 클럽 외곽으로 길을 만들어 정맥꾼들이 우회해서 진행하게끔 만들어 놓았다.
클럽을 지나 팔레스모텔을 바라보고 진행하다 전주오모가리식당 옆으로 들어가면 콘크리트도로가 나오고 이제부터는 양주고읍지구 택지개발현장으로 진입한다. 우선 LH공사 현장사무소를 지나 토리공원 방향으로 들어가 신도브레뉴아파트 정문을 통과해 주공아파트를 2시 방향으로 보고 왕복6차선도로를 따른다.
덕고개에서 좌회전해 덕현초교를 지나고 덕현중학교, 산내들마을, 우남퍼스트빌 정문을 지나면 우측으로 예향교회를 보고 새로 만든 고가도로를 통과하면 주내순복음교회에서 들어온 옛 정맥길과 합류하게 된다.
‘쉼터’라는 코팅지의 좋은 글귀를 보고 진행하면 부대 철조망이 나오고 이를 좌측으로 두고 진행해 쉼터인 ‘큰테미’를 지나 우회전해 한승아파트를 보고 진행한다. 아파트 101동 뒤의 후문으로 빠져 나와 경원선 철로가 등로를 막아 비포장도로의 연두색 철조망 우측을 따라 걸으면 지하통로가 나온다. 이를 건너 어렵사리 마루금을 이어가면 이번에는 공장지대가 마루금을 점령하고 있으나 최근 재개발의 여파로 거의 철거해 놓은 상태인데 앞으로는 어떻게 변할지 모르겠다. 여하튼 지하통로 앞으로 나와 직진해 샘내고개로 나오면 4구간을 마무리하게 된다.
이번 구간은 군부대, 골프장, 신도시 개발, 공장지대 등으로 인한 마루금 파괴의 현장을 직접 보게 된 가슴 아픈 지역이어서 씁쓸함을 지울 수 없다.
제5구간 샘내고개~용미리 78번 도로, 약25.9km
불국(곡)산은 한북정맥이 자랑하는 암봉 중 하나이므로 지방에서 한북정맥을 하러 온 산꾼들은 필히 시간을 짜서 들러야 하는 곳이다. 한강봉에 이르러서는 신한북정맥이 갖는 의의를 되새기고, 고도가 점차 낮아지면서 마루금 찾기도 그 어려움이 배가되기 시작하는 구간이다. 그 난해한 구간은 됫박고개를 지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되는데 선답자의 산행기를 꼼꼼하게 읽어가면서 지도에 잘 체크해 진행하는 것이 최선이다. 개발이 계속되는 구간들은 봉우리를 중심으로 미리 진행 방향을 예측한 다음 움직이는 게 알바의 위험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다. 주민들의 산책로와 일반 산행을 하는 산악회들이 섞여 있는 구간이 많아지므로 일반 표지띠와 정맥꾼의 표지띠를 구분해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점도 간과하지 말자.
샘내고개 인도에서 나무숲을 자세히 보면 표지띠 몇 장이 날리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 안으로 들어가면 철조망을 왼쪽으로 끼고 올라가게 되어 있고 주민들의 산책로와 정맥 마루금이 함께 진행하도록 되어 있다. 충분한 휴게시설과 명언 내지 명구(名句) 안내판이 심심찮게 세워져 있고 운동시설도 보이며 군용 벙커도 보이는 등 여러 시설물들이 혼재하고 있는 구간이다.
우측으로 도락산 등로를 버리면 이내 청엽굴고개를 지나게 되고 바로 유격장 정문에 다다른다. 불행히도 정맥 마루금은 군유격장이 가로막고 있다. 일부 산꾼들은 철조망을 넘어 유격장을 통과해 진행하기도 했으나 지금은 좌측으로 우회로를 만들어 놓았으므로 그 길을 이용하도록 한다. 즉 유격장 정문 좌측으로 내려가면 포장도로 우측으로 ‘임꺽정봉’ 표지판이 달려 있으므로 그 길을 택해 진입하면 철조망이 이중으로 쳐진 진입금지 안내판 앞에서 다시 정맥길과 합류하게 되는데 소요시간은 20분이면 족하다.
안전시설물을 이용해 바윗길을 올라가면 우측 뒤로 광백수원지가 보이고 수원지 우측으로 도락산, 꽃산이 연이어 보이며 진행하는 길로는 마루금 삼거리가 나온다. 삼거리 바로 좌측으로 임꺽정봉이 있고 거기서 40분 정도 거리에 불국(곡)산이 있다. 지방에서 올라와 정맥산행을 하는 분들이라면 반드시 불국산까지 갔다 오는 것이 후회가 없을 것이다. 즉 정맥 통틀어 이 정도의 암봉을 제공해 주는 곳은 지나온 운악산과 여기가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므로 소비한 시간과 땀이 결코 아깝지 않다.
다시 삼거리에서 나무계단을 타고 내려오면서 우측 바위를 보면 자일이 걸렸던 흔적을 볼 수 있는데, 얼마 전만 해도 우회로를 이용하지 않을 경우 멋진 조망을 보기 위해서는 이 로프를 타고 임꺽정봉을 오르내렸음을 알 수 있다.
케언 두 기와 군시설들을 지나면 이내 매점들이 보이고, 360번 도로로 내려서서 길을 건너 양주시청 방향으로 내려가다 오산삼거리에서 우회전해 바로 길을 건너 건재상 앞 골목 안으로 들어가면서 정맥길을 이어간다. 한편 이 오산삼거리에는 식당도 많고 슈퍼도 많으므로 식사와 물보충이 가능하다. 세심정 좌측으로 치고 올라가면 산성흔적이 보이고, 산성(211.5m) 정상에서 4등급 삼각점(포천449)을 확인하고 #33 철탑을 지나면 곧 2차선 도로인 작고개다. 농장 우측으로 표지띠를 따라 진행하면 이내 주민들 산책 코스와 연결되면서 마루금은 한결 걷기 편해지며 #13철탑을 지나면 정상목이 있는 호명산(426.1m)이다.
이정표에서 한강봉을 따라 진행하면 헬기장을 지나고 호젓한 그림 같은 숲길을 따라 내려가게 되고 이내 흥복저수지와 복지리를 잇는 도로가 있는 천주고개가 나온다. 상수도보호구역이라는 입간판을 지나 멋진 나무를 보다 보면 산꾼은 곧 노란 색깔로 치장한 이정표가 있는 한강봉(474.9m)에서 4등급 삼각점(문산470)을 확인하게 된다.
이 한강봉이 갖는 의의는 여기서 이정표를 따라 우측으로 진행하면 은봉산을 따라 노고산, 설머치고개, 감악산, 마차산을 지나 한탄강에서 그 맥을 다하는 도상거리 약 40.1km의 감악지맥이 된다는 점뿐만 아니라 이 부근에서 (원)산경표의 한북정맥과 신산경표의 신한북정맥이 그 맥을 달리한다는 점 두 가지에 있다고 하겠다.
산경표가 갖는 역사적인 의의와 가치 등에 관하여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으므로 여기서 재삼 논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신한북정맥에 의할 경우 한북정맥의 나머지 구간은 도봉지맥이라는 이름으로 진행하게 된다. 여기서는 신산경표에 의한 구간을 답사하는 자리이므로 원산경표의 분류체계에 의할 경우 오두지맥-사실 이 오두지맥이라는 용어도 아직 공식화된 용어나 산줄기 이름도 아니나 산줄기를 답사하는 산꾼들에게는 거의 공식적인 용어로 굳어진 이름이므로-이라 불리는 산줄기를 신한북정맥이라는 이름으로 계속 이어가게 됨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한강봉을 지나자마자 바로 ‘한강봉산사랑산우회’에서 제작한 ‘신한북정맥’ 안내판이 세워져 있고 여기서 도봉지맥은 직진하고, 신한북정맥은 우회전해 내려간다. 10여 분 내려가면 ‘강남청솔학원’이 있는 말머리고개를 좌측으로 돌아 고령산 이정표를 따라 걸으면 441.2봉에서 4등급 삼각점(문산467)을 확인할 수 있고 좌측으로 흰 건물이 보인다. 기산유원지상가번영회에서 제작한 안내판도 볼 수 있다. 정맥 마루금은 앵무봉을 따르고 ‘돌고개’ 갈림길을 지나자마자 표지띠를 따라 우회전해야 한다. 여기서 만연히 직진하는 길을 따랐다가는 석현리로 들어서게 되고 바로 알바다.
석현리가 확실하게 보이는 전망대를 지나 고령산을 따르면 ‘군 경고판’이 보이고 바로 헬기장이 나온다. 실제 마루금은 개명산으로 하여 바로 됫박고개로 진행해야 하나, 필자는 이 개명산 정상의 부대는 워낙 진지가 철옹성이어서 웬만한 꾼들도 혀를 내둘렀다고는 말을 들은 터여서 곱게 우회전했다. 정상석이 두 개 있는 고령산 앵무봉으로 가서 정상(621.2m)에 있는 1등급 대삼각점(문산11)을 확인하고는 도솔암을 지나 보광사까지 편하게 내려왔다.
보광사 사하촌에서 물보충과 식사가 가능하며 일주문을 나서 좌회전해 20분 정도 땀을 흘리고 올라가야 됫박고개에 다다를 수 있다.
고개 우측의 나무계단을 타고 오르면 묘지군을 지나게 되고 마루금은 임도와 숲길을 번갈아 가며 진행하다 임도 우측의 송전탑을 보고 우회전하면 헬기장을 지나게 된다. 직진하는 길은 선답자가 나뭇가지로 진입금지 표시를 해두었으므로 좌회전해서 비알을 내려간다. 레펠훈련장을 지나 우측으로 부대 철조망이 보이기 시작하고 이내 마루금은 부대 앞을 지나 너른 헬기장과 만나고 잠시 뒤를 돌아보면 레펠훈련장과 지나온 등로가 나뭇가지 사이로 보인다.
가선대부 묘지를 지나 진입금지 표시 앞에서 좌회전하면 군경고판이 두 개 나오는데, 두 번째 경고판에서 표지띠를 따르면 등로가 편안해지면서 용미리농공단지가 보이고 축사단지를 지나 달구니고개로 진행한다. 하지만 길이 자주 끊겨 필자의 경우에는 가구공장 안으로 들어가 단지 안에서 도로를 따라 달구니고개로 나오는 길을 택했다.
달구니고개에서는 마을버스가 운행하고 있어 탈출로로 이용할 수 있고 식당과 민가가 있어 식수보충이 용이한 곳이다. 진행은 달구니고개 좌측으로 돌아 숲으로 이동도 가능하지만 공장도 있고 숲이 가로막아 용이하지 않으니 과감하게 ‘대우건철’ 우측으로 돌아 마을길을 따라 들어가면 우측 산으로 묘지가 보인다.
그 묘지를 오르기 전 좌측으로 표지띠 몇 개가 날리고 있음을 볼 수 있는데, 그 안으로 들어가면 건너편 채석장에서 작업하는 소리가 귀를 시끄럽게 한다. 조심스럽게 채석장 좌측을 따라 진행하면서 조만간 이 마루금이 또 어떻게 바뀌게 될까 걱정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
곧 156.3봉이 나오고 여기서 신한북정맥에서는 유일한 도엽명 ‘서울’의 4등급 삼각점(서울413)을 확인한다. 바윗덩어리와 철책이 나오면 그 유명한 용미리석불입상을 보면서 고려 선종과 그의 후궁에 얽힌 얘기도 들어보면 바로 78번 도로이고 여기서 이번 구간을 마무리한다.
제6구간 용미1리 78번 도로~오두산, 27.5km
분단의 아픔을 느끼는 한북정맥의 속성 때문인지 마루금의 끝은 통일전망대가 있는 오두산이다. 월롱산을 지나면서 임진강이 보이고 자연스럽게 북녘의 산하도 눈에 들어온다. 6구간 전체가 길찾기가 아주 어려운 구간으로 특히 양지마을 표석을 올라 부대철조망을 따르는 시작부터가 힘들고 ‘미희농원’ 우측의 고개 절개지로 치고 올라가는 길도 어렵다. 천주교공원묘지를 돌아 78번 도로로 내려서는 것도 주의해야 하며 54.3봉의 삼각점은 신경 쓰고 찾아야 한다. 많은 선답자들은 찾기 어렵거나 우회하는 길이 있는 경우는 봉우리들을 생략하고 진행한 것을 엿볼 수 있었는데, 필자의 경우는 잡목을 헤쳐가면서까지 마루금을 충실히 이어갔으므로 독자 제위들께서도 가능하면 제대로 된 마루금을 충실하게 걸어 종주 후에 찝찝한 마음이 들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마루금은 용미1리 마을 간판으로 들어서면 양지마을 표석이 보이고 그 뒤로 보이는 표지띠를 따라 오르면 바로 부대 철조망이 나온다. 여기서 그 철조망을 따라 좌회전한다. 여름에는 칡넝쿨과 가시나무가 길을 막고 서 있어 여간 고역이 아니다. 여기서 부대 철조망은 우측에 있기 때문에 바로 만나는 밭을 밭고랑 사이로 조심스럽게 진행하면 주황색 지붕을 얹은 집이 가로막는다. 많은 정맥꾼들이 이 부근 주민들을 괴롭혀서인지 주민들은 배낭 멘 사람들에게 적대적이어서 말 한마디라도 부드럽게 해야 한다.
진행은 그 집을 우회해야 하므로 왼쪽으로 틀어 내려간 다음 바로 나오는 골목 삼거리에서 우회전해 진행하면 고개 부근에서 다시 마루금을 만난다. 나무의자 같은 시설물에 이정표까지 설치되어 있어 이정표의 매봉을 따르도록 한다. 헬기장같이 생긴 매봉에서 바로 우회전하면 바로 차도가 나오고 직진하는 길에는 ‘미희농원’이라는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안으로 들어가는 철문이 열려진 상태이지만 마루금은 여기서 우회전해 고개까지 오른 다음 과감하게 좌측 낮은 절개지를 치고 올라간다. 표지띠가 몇 장 보이며 철문과 바리케이드가 있는 등 제법 마루금 모습을 하고 있다.
바로 나오는 임도 삼거리에서 직진하지 않고 좌측 숲으로 들어서면 희미하게나마 산꾼들이 걸어간 흔적들을 볼 수 있다. 좌측으로는 공장부지를 조성한 공터가 보이며 파주오산지방단지를 내려서면 56번 도로가 나온다. 여기서 좌회전해 조금 더 내려가면 우측으로 최자실금식기도원 간판이 크게 보인다.
기도원 주차장 좌측에 묘지로 올라가는 길이 보이고 정자 옆 삼거리에서 좌회전해 마루금으로 들어서면 103봉에는 군삼각점이 보인다. 여기서 20m를 돌아 나와 우회전해 진행하면 좌측으로 공장이 보이고 마주치는 마루금을 부대가 점거하고 있다. 부대 우측으로 돌아가면 부대 후문이 나오고 여름에는 사람 키만큼 자라 있는 잡목을 헤치고 진행하느라 고생 좀 하게 된다.
부대 우측으로 너른 공원묘지 주차장이 보인다. 여기서 고개로 올라 부대에서 내려오는 마루금에 합류하면 계단을 따라 올라가서 천주교 공원묘지를 순회하듯 ‘⊃’ 모양으로 돌면 벙커 봉우리가 나온다. 다시 되돌아 나와 찻소리가 들리는 좌측으로 내려가면 78번 도로 상의 ‘대전차방호벽’이 나오고 길 좌측으로는 ‘동광비철’이라는 고철수집소가 보인다. 마루금은 전차방호벽 위로 올라가야 하고 실제 그 방향인 전봇대 옆으로 표지띠도 붙어 있다. 필자도 그 방향으로 진행했는데 그러면 철탑을 지나 군용 창고를 만나고 여기서 좌회전하면 너른 광장 같은 곳에 군용 트럭들이 돌려나간 흔적들을 볼 수 있다.
여기서 진행이 아주 난감하다. 표지띠고 뭐고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이곳은 아예 처음부터 전봇대 옆으로 오르지 않고 비포장도로를 타고 직진하면 바로 이곳으로 올라오게 될 것이다. 여기서 무조건 직진해 길도 없는 경사면으로 넘어가면 우측 나뭇가지에 표지띠들이 붙어 있는데 평소에는 이것을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
군교통호를 따라 내려가면 이내 너른 길이 나오고 수로를 따르면 ‘등산로’라는 표시가 밭에 붙어 있다. 좌측으로 ‘이성데크’라는 공장이 보이나 우측으로 진행해 수로를 좌측에 놓고 우측 숲으로 들어가면 이내 부대 철조망이 나온다. 그 부대를 왼쪽에 놓고 진행하면 군사훈련장이 나오고 이내 포장도로가 나온다. 그 길을 따르면 레미콘공장 옆으로 작은 숲이 있다. 그 길을 따르면 전철 철로 위를 지나 1번 도로를 건너 9사단 백마부대 표지석을 본다. 바로 아래는 월롱역이라 여기서 식사나 물보충이 가능하다.
표지석 뒤로 들어갔다가 다시 도로로 나오면 흔적도 없어진 다락고개인데 지금은 공장단지의 삼거리다. 서진하면 청주사씨 비석 하나를 보면서 멀리 보이는 예비군훈련장 간판을 따르게 되고, 방호벽을 지나 정면으로 보이는 송전철탑을 보고 진행하면 예비군교장 위병소 바로 앞에서 진행하기가 난감해진다.
여기서 과감하게 위병소 앞에서 숲으로 들어가면 예비군 이동 통로가 나온다. 이를 따르면 #21, #80 철탑을 지나 ‘등산로’ 지시방향대로 이동하면 118.8봉에서 4등급 삼각점(문산452)을 확인할 수 있다. 이후 주민들이 산책길로 이용하는 길을 편하게 따르면 훈련장도 나오고 이정표의 ‘정상’을 따라 진행하면 아무 문제가 없다.
월롱산에서 경기도에서 박은 삼각점을 보고 되돌아 내려간다. 헬기장을 지나 이정표의 ‘팔각정’을 따르다 표지띠들을 따라 좌회전하면 ‘감리회’ 말뚝이 안내를 한다. 5번 도로로 내려서서 우측의 yes24 물류창고를 확인한 다음 너른 절개지 우측 길을 따라 오르면 기간봉 정상에 위치한 부대와 만난다. 군 비상도로를 버리고 군용교통로를 따라 내려오면 철거된 철조망을 지나 삼거리 절개지로 떨어지게 되어 부득이 그 옆의 민가 마당을 통해 내려오면 21번 도로이다.
묘지를 치고 올라가면 잠시 잡목숲을 지나다 수렛길이 나오고 철조망 지대를 지나 다시 수렛길을 만난 다음 어지러운 마루금으로 등로에서 50여 m 떨어진 곳에 있는 54.3봉의 삼각점(개성428)을 어렵사리 확인한다. 다시 마루금을 이어가노라면 ‘⊂’ 형태로 공장지대를 싸고돌면서 평산신씨 묘지군을 지나면 바로 310번 도로의 바구니고개다.
고개의 공장 팻말이 있는 곳을 치고 올라가면 공장지대를 우측으로 두고 진행하게 되며 이내 마루금은 편안해지면서 공원묘지 안으로 들게 된다. 마루금은 정면으로 보이는 산불감시초소(131m)를 겨냥해 진행하면 되고, 이 131봉에서 파주 LCD 단지와 북한 땅 그리고 북한산까지도 한눈에 들어온다.
돌아나와서 등로를 내려가면 펜스를 따르게 된다. 정면으로 바로 치고 올라가면 복잡한 숲을 지나 공원묘지 전망대에 올라서고, 계단을 내려와 녹색 펜스를 넘으면 보현산 입구의 대광물류센터 앞 고개이다. 마주 보이는 공장 앞에서 좌측 숲으로 들어가면 보현산(108m)이라고 쓰인 코팅지를 볼 수 있다. 여기서 급좌회전하면 군부대 경고판이 보이고 그 철조망을 따라 가면 ‘일송정’ 식당이 나와 직진 후 골목 끝에서 우회전하면 고개가 보인다.
그 고개에서 좌회전하면 북한군과 모형대포 등이 보이는데 마루금은 공장이 가로막아 진행이 어렵다. 좌측으로 우회해 ‘탄현지방산업단지’ 간판까지 내려가 다시 우측으로 올라가 마루금을 이어간다. 이번에는 절개지를 치고 올라가야 하는데 이건 보통 일이 아니지만 어쨌든 치고 올라가면 아슬아슬하게 이어지는 마루금을 확인할 수 있다. 희미한 마루금을 따라 걸으면 99봉에서 군용삼각점을 확인할 수 있다. 조망이 좋은 이 봉에서 북한땅의 송악산까지 볼 수 있으며 오두산도 이제 바로 손에 잡힐 듯하다.
19번 도로로 내려서 성동4거리를 지나 교통안내판 뒤로 치고 올라가면 공사현장이 나오고 모텔 하나가 보이며 공사장을 지나면 ‘뜰’이라는 카페가 보인다. 왼쪽 표지띠를 따라 숲으로 들어간 후 철수한 부대 안으로 들어가 폐초소가 있는 117봉에서 주위를 조망한 후 임도를 따라 내려온다. 자유로 위를 통과해 보초를 서고 있는 육군 제9사단 병사들에게 격려의 말을 전하면서 도로를 따라 오르면 신한북정맥의 끝 오두산에 오르게 된다.
'한북정맥종주'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북정맥 종주 계획서 (0) | 2017.07.13 |
---|---|
[스크랩] 한북 참고 (0) | 2016.02.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