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풍경들과 잡다한것들

삶의 관성은 때론 무섭다(펴온글)

실을1 2012. 11. 14. 18:37

 

 

 

삶의 관성은 때론 무섭다.

비슷한 하루가 끊임없이 반복되는 듯한 삶의 패턴 속에서 인생의 나이테는 저기 보이는 커다란 나무만큼 늘어있을 테지만,

저만큼의 큰 그늘을 만들어낼 수 있는 여유를 가졌을 지에 대해서는 대답을 망설이게 된다.

습관적으로 살아온 것은 아닌지,

생의 감각에 너무 둔감했던 것은 아닌지 스스로를 돌아보게 된다.

'남들 사는 대로' 살아오려 애써왔다.

그저 평범한 행복을 누리며 그렇게 살고 싶었다.

하지만 삶은 언제나 나에게만 벅찬 것인지,

부족하지도 넘치지도 않는 보통의 삶이란 것은 숨이 가쁘게 달려야 겨우 얻을 수 있는 어렵고도 어려운 것이었다.

그렇게 결혼을 하고, 아이가 생기고, 꿈꾸던 것들에 대한 민감한 감각은 점차 무뎌져만 갔다.

나보다는 가족을 위해서, 내가 책임져야 할 것들과 사람들을 위해서, 어깨 위에 가득 놓인 책임감의 무게는 달게 감당하기로 했다.

숨을 크게 들이쉬어 숲을 느껴본다.

크게 몰아 쉰 숨 속에 짙은 이끼 냄새가 묻어난다.

우리는 이 산의 얼만큼을 온 것일까?

이제 다 올라온 것일까?

새소리마저 아득한 깊은 숲에 들어오니 모든 것이 그저 아련해서 아무 것도 가늠할 수 없게 되어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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